신세계갤러리는 가정의 달을 맞아 우리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활용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세계를 열어온 변대용, 임국의 2인전 《Happy Together》을 개최한다.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학·석사를 마치고,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변대용(1972~)은 부산을 넘어 전국 아니 세계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변대용은 지구온난화로 파괴되어 가는 자연을 ‘녹아 내리는 아이스크림’과 ‘그것을 찾아 해매는 북극곰’으로 표현한 시리즈를 최근 여러 전시에 출품하면서, 일명 북극곰 작가 또는 ‘아이스크림 작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이전부터 하나하나 면밀히 들여다보면 단지 그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는 신화를 알레고리적으로 해석한 작품부터 미디어 시대에 실재가 되어버린 캐릭터들을 본인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작품까지 다양하고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작품의 소재와 이야기를 작가 본인이 살아가며 대면한 여러 현실들로부터 가져온다. 그렇기에 설사 메두사와 인어공주, 미키마우스, 푸우 등 우리의 삶과는 다소 거리가 느껴지는 캐릭터들이 작품에 등장한다 하더라도,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른 어떤 작품들보다도 우리의 삶에 맞닿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임국(1965~)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고를 거쳐 독일 자르브뤼켄 주립미술대학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1997년 서울이 아닌 부산으로 귀국해 이후 부산에 살며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이다. 작가는 귀국 후 광주비엔날레, 부산비엔날레 등 국내 대형 전시에 참여하며 이름을 널리 알렸는데, 그렇기 때문인지 부산에 살고 있음에도 서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가는 본인의 작품은 일컬어 키친아트(Kitchen Art)라 하는데 이유인 즉, 실제로 주방이나 거실 등에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어떤 엄숙한 주제보다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작품 안에 담아내고 있다. 부산대학교 조선령 교수는 “미술에도 온도가 있다면, 서늘한-요즘 잘 쓰는 말로 쿨(cool)한-작품이란 어떤 것 일까”라 묻고는 최근에는 이데올로기나 어떤 책임감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났다고 말하면서 “임국은 바로 이런 감수성을 갖고 있는 흔치 않은 작가다.”고 평했다. 작가는 이전의 엄숙한 세계에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쿨’한 감수성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
두 작가 모두 우리의 삶 언저리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아 친숙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그래서 다른 현대미술들보다 쉽게 다가오는 작품을 제작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두 작가는 작품의 소재나 주제를 선택하는 태도나 그 무게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사뭇 다르다. 변대용은 무거운 주제를 다소 가벼운 느낌으로 다루는데 반해 임국은 가벼운 이야기를 거침없는 붓질로 다뤄 이질감을 불러 일으킨다. 이런 두 작가를 비교하며 전시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 중 하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