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나의, 우리의 모습 속에서 진지하게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두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보여줍니다. 조각가 조대원과 서양화가 이조흠은 각각의 조형언어로 현대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조대원은 자본주의 사회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샐러리맨의 자화상을 십이지신상(十二支神像)으로 재해석하여 보여주는데, 조금은 화려한 이 입체 군상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전통 속 십이지신은 수호신으로 다소 묵직한 이미지인데, 조대원이 표현해 낸 십이지신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혼합된 친근한 캐릭터 형상입니다. 중국 진시황의 통치 도구였던 병마용의 옷을 입은 12개 띠 동물은 각기 다른 운명을 타고났지만, 자본주의 사회의 도구가 되어 획일화 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조흠은 급변하는 시대 획일화 되어가는 군중 속에서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맹목적으로 모두가 향한 그곳을 바라보고 있는 군상 속 다른 곳을 향해 있는 인물은 얼마 전 광고에서 "모두가 YES라고 할 때, 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라는 카피 문구로 획일화 되어가는 사회 속에서 소신을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작품 속 뒷모습은 가치관의 부재 속에서 소신 있게 나를 찾아가는 복잡한 심경이 담겨 있는 작가의 자화상이기도 하고, 현대인의 초상화이기도 합니다.<br /> 두 작가는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각각의 시선으로 재해석하여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틈을 줍니다. 그 틈은 자기 자신과 그리고 사회와 또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을 꿈꾸는 작가의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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