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화문화재에 대한 연구와 모사(模寫)의 길을 걷고 있는 윤영필씨의 전시가 열립니다. 한국화를 전공하고 보존수복을 공부한 윤영필씨가 이번 1회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모사작품을 비롯해 염원의 응시라는 테마의 동양화 작품 50여 점입니다.
모사란 원본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것으로 완벽한 모사를 위해서는 자신을 철저히 버리는 것이 전제되어야 하고, 사회적 편견까지 극복해야 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한 분위기 속 작가가 모사 작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길이지만, 윤영필씨에게 있어 모사는 회화적 관심 이상의 역사적 사명감을 띤 길입니다.
모사의 목적은 원본보전을 위한 모조품의 작성, 원작의 기법이나 수법의 연구를 목적으로 오늘날 문화재 보호의 측면에서 꼭 필요한 방법입니다. 윤영필씨는 공재의 자화상, 단원의 하회청정, 혜원의 미인도, 다산의 매조도 등의 현상모사(現狀模寫, 원본이 손상되거나 변색된 상태를 그대로 그림)와 복원모사(復原模寫, 제작 당시의 형상, 색채 등을 연구하여 재현)를 통해 시간을 거슬러 위대한 선인들과 만납니다. 이러한 모사 작업은 과거 역사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고 원화의 형태, 기법 등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원작자의 삶과 사상, 작품제작 당시의 심리까지도 파악하여 담고 있습니다.
모사작품을 비롯해 달(月)이 화면에 등장하는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 화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해 갑니다. 달과 연꽃, 연잎이 표현된 염원의 응시시리즈 작품은 수많은 냇물을 비추는 밝은 달과 같은 존재로 스스로를 규정한 정조(正祖)의 호 만천명월주인옹 (萬川明月主人翁)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온 천하를 환히 비추는 달이 되어 신하와 백성을 잘 살피고자 했던 정조의 바램처럼 윤영필 씨는 우리시대 진정 존경 받는 지도자, 그리고 평화로운 사회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윤영필 씨는 전남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이후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회화문화재 보존수복과 석사를 마치고, 30여 회의 단체전, 10여 회의 현상모사, 복원모사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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